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글이 2016년 1/1, 그것도 셜록이라니...참 좋지 아니한가? 하하, 새해 첫날부터 덕질하게 만드는 BBC...... 덕분에 2016년도 참 밝겠구나(?) 하는 감개무량;;;
생각해보면 가쁜 숨을 몰아쉬며(하악하악) 새시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셜덕들의 새해 목표를, 첫날부터 조금은 충족시켜주는 기획이었구나 싶다. 덕후들의 새해 목표야 뭐, 당연히 올해도 충실한 덕질, 아니겠능가...(혹시라도 새해에는 덕질에서 발을 빼고 번듯하게? 살아보자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던 덕후들에게는 벗어날 수 없는 함정이었을테고ㅋ 새해벽두부터 드라마보며 하악거리게 만들다니... 들어올땐 맘대로지만 나갈땐 아니란다) 시즌 4는 2017년에나 하는 모양이니 이걸로라도 목을 축이시라는 ㅂㅂㅆ의 따스한 배려(?)
포스터를 보나 트레일러를 보나 현대판 셜록빠부터 고전판 셜빠의 심장까지 불사르겠다는 의지가 명확하게 보였던 이번 특집판. 그래, 이 뒤에 내가 무엇을 더 지껄이든, 컴버배치 셜록과 프리먼 왓슨(존과는 다르다... 존과는!)이 19세기 코스프레를 하고 살아 움직이는 걸 본 것만으로도 모든 것은 이미 충족되었다. 아아...시작 1분 경과후부터 여벌바지가 필요한 그 기분이란ㄷㄷ
짤막 감상↓
좋았던 점.
The Abominable Bride 케이스 자체. 끝까지 보고 나면 '아... 뭐야 별거 아니잖아' 같은 감상이 들게 만드는 트릭이었지만(현대판 셜록의 사례를 의도적으로 닮게 한 듯한), 리콜렛티 여사(...)의 저 기똥찬 화장빨과 의상이 너무나 무서웠던지라-_-;;;;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깨알같은 거울트릭도 한 표.
극중에 나오던 오렌지 씨앗 언급에 역시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에서 따온건가 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그것과 [머즈그레이브 전례문]을 살짝 첨가한 오리지날 스토리.... 오렌지 씨앗 쪽의(여기선 네개였던 것 같은데-_-ㅋ귀염)스토리를 기본으로 깔고, 사실 모든것의 흑막은 여성인권운동 집단(헐 이렇게 적어놓고 나니 이상한 뉘앙스ㅋㅋ) 이었다는, 나름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 적절한 트위스트를 넣은 것에도 한 표.
물론, 19세기의 스탬포드와 앤더슨과(시체 안치소 가기 전 셜록의 '아 또 그인간이겠지' 하는 투덜거림에 피식ㅋ) 무려무려무려 앤더슨에게 '넌 짜져있어!'를 시전하는 미스터 후퍼 양.... 아아아아아아!!! 그래 사실 미스터 후퍼가 내 안에서 영 안좋게 덕통사고를 내버린 듯......... 아 물론 미세스 허드슨과 그레그 경감님도... 아 안되겠다-_-;;; 이건 아래로 미뤄야지. 여튼 내용에서 좋았던건 위와 같음ㅋ
좀 아쉬웠던 점이라면, 전 시즌 마지막 씬과 애써 연결고리를 만들려 했던 노력들.
이건 사실 좋았던 점이기도 하지만(떡밥 제조의 면에서, 그리고 적어도 현대판 셜록의 세계관 내에서는 고전 셜록홈즈가 아닌 현대쪽 이야기가 캐논이라는 컨셉의 연장선에서), 한편으로는 차라리 현대판 셜록과는 별개의 이야기로 그냥 마무리지어 줬었어도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음.
음, 그치만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문제점이 있으려나...... BBC의 셜록 시리즈는 셜록을 현대물로 바꿨다는 거에 강점이 있고 특별함이 있는 거니까... 게다가 이걸 볼 주 시청자들을 생각하면 역시 이 이야기에서처럼, '약 빤 셜록의 마인드 팰리스'라는 뜨헉한 요소를 넣으면서까지 두 이야기를 이어야 할 필요가 있었겠지. 쓰면서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는 이 상황이란-_-;;;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 모든 이야기가 현대 셜록의 의식과 무의식을 반영하는 상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의뢰를 받아 저택에서 유령을 기다리며 나누던 홈즈와 왓슨의 man-to-man 대화는(홈즈 버진썰 포함ㅋ) 더 쫄깃해지는 것 같다. 대체 셜록은 존과 주변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으면 저런 대화가 무의식속에서 영상화 되는건가, 하는 식의 망상ㅋㅋㅋㅋ 아아 이러면 더이상 아쉬웠던 점이 아니잖아!! 어쨌든, 살짝 아쉬웠던 점이라면 그것 뿐.
그러하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팬들의 덕통사고 포인트를 잘 집어낸 글 하나를 발견했기에, 그걸 옮겨놓는 걸로 덕심을 정리하고 끝마무리 할까 한다...
저 주걱구렛나룻..... 안어울리면 정말 안어울리는 주걱구렛나룻....근데 진짜 심각하게 잘 어울려서 심쿵했다. 역시 미중년 ㅎㅇㅎㅇ
3. 몰리의 수염(?!)
역시나 겁나 잘 어울려서(?) 심쿵했다. 앤더슨한테 짜져있어! 할땐 진짜 안좋게 심쿵했다ㅠㅠ 이렇게 미청년이면 난 정말 ㅇㄴㅇㄻㄷㅁㅇㅎㅁ 엉엉 날 가져 몰리양........거기다 더 좋은 건 존이 슬쩍 떠보던 장면에서 몰리가 발끈하던 장면과, 존이 나중에 의미심장하게스리 자긴 미스터 후퍼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었다고 씨익 웃던 장면......깨알같다. 아, 닥터 왓슨의 메이드도 무척 좋았지. 그치만 짤이 없군 흑
4. 여성 (참정권)운동가 메리
현대판이나 여기서나 역시 멋진 누님 메리. 후반부 현대시점에서도 '메리를 집으로 데려가도록 하지' 하던 존이 그녀의 '너 지금 뭐라했니?' 한마디에 깨갱하며 '당신이...나를 집으로 데려가는거지?' 하며 정정하던게 깨알같았음ㅋㅋㅋ 왓슨 여사, 역시 강해!
5. 안개
역시 19세기 런던하면 안개. 호러와 살인사건에 매우 적절하다...
6. 무서븐 유령들
디자인이 무척 좋았다. 면사포 덕분에 더 무서웠다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 과하게 살찐 마이크로프트
말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더ㅋㅋㅋㅋㅋㅋㅋㅋㅋ필요없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티슼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분장 겁나 잘됐네 하며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