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이 얼굴을 비춘다던 삼부작 TV미니시리즈 Quirke중 마지막편, "Elegy for April".
설레발치며 어떤 역을 맡는지, 어떤 이야기에 나오는건지 찾아봤던 포스팅 날짜를 되돌아가보니 작년 1월! 어느새 1년이 지났구나... 시간 참 빠르다. 고 쏜살같이 지나간 1년동안 연극에다 연극을 하느라 바빴던 콜린이었지만, 연극따위...... -_ㅠ 비행기 티켓을 사달란 말야 엉엉
그래도 그나마 접하기 쉬운 티비 프로그램에 이렇게 얼굴을 비춰주니 무우우척 반가웠다. 물론 주인공이 아니라 분량은 좀 안습... 이었지만 멀린이 아닌 콜린이라니! 으아, 이 색다른 기분이란!
사실 배우 얼굴만 보겠다는 사심가득한 의도로(...) 선행 두편을 스킵하고 바로 세번째 에피소드를 보자니 인물관계가 헷갈려서 좀 후회했다. 원래 시리즈물은 앞에 것 안 보면 진도 못빼는 나인데...... 나름 과감(?)한 결단이었지만, 범죄수사극이라는 타이틀 치고는 사건 자체의 트릭보다는 캐릭터들의 뒷사정이나 이해관계가 더 본론이어서, 결국 마지막 씬에서는 뭉클함 몇 개를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 내 죄로다 ㅠ_ㅠ
장애물은 그 뿐만이 아니었으니! 또박또박 말해줘도 알아듣기 힘들 판에 미칠듯한 아일랜드 억양, 덤으로 한글자막은 커녕 영어자막도 없는 상태; 보통 금새 올라오기 마련이던 영어자막인데, 조금 기다려봤지만 늦어지길래 좌절하면서도 궁금해서 결국 그냥 봤다ㅠㅠ 덕분에 내용 이해도가 더 시망ㅋㅋㅋ 그래도 앞 두편은 자막이 있으니 조금 더 기다리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 그때까진 느긋하게 앞편이라도 봐줘야지.
그나저나, 얼토당토않게 April이라고 착각했던 이 여성분은 피비였따...... 에이프릴은.............-_-;
전체적으로 얼핏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무거운? 음습한? 느낌의 극이었는데, 50년대 옛느낌 물씬 풍기는 채도낮은 분위기도 그랬지만, 사건 자체가 무척 뒷맛이 씁쓸하다. 요즘 수사물의 과학력이나 셜록같은 번쩍이는 추리같은 것에 너무 길들여졌던 탓인지, 이리저리 주변인물을 방문하며 정보를 모으는 중반부는 좀 지루하게도 느껴졌던게 사실. 하지만 후에 밝혀지는 에이프릴의 사정은......
딸과 아버지로서의 피비와 쿼크의 관계, 에이프릴의 가족들-라티머 가의 사정과 50년대의 폐쇠적인 사회 속 유색인으로서의 패트릭의 삶 등. 결국 이야기를 듣다 보면, 쿼크가 조사하게 되는 사건은 그저, 여러 사정많은 캐릭터들을 보여주기위해 존재하는 끈처럼 느껴진다.
주인공 쿼크의 술문제도 그렇고, 어딘가 옥죄는 듯한 주변 분위기와 더불어 가정안에 숨겨진 뒷사정 등을 보고 있자니, 문득 예전 읽었던 [Falling out of Heaven]이 연상되었다. 뭐, 아일랜드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무지한 내가 유일하게 접한 이야기가 저거니 별 수 없는 노릇이지만(아무리 그동네 분들의 술사랑이나 카톨릭 배경 등에 따르는 고질적 문제가 어느정도 보편적으로 취급되고 있는 거라고는 해도) 어쩔 수 없이 닮은 분위기가 묻어나오는 건 역시 이게 아일랜드라는 공간 안이기 때문일까?
......하는 성급한 생각도 해보지만, 어쨌든, 둘이 닮은꼴로 비슷한 이미지를 줬다. 담담하게 흘러가지만 어디까지고 따라붙는 안개가 늘 끼어있는 듯한 무거운 분위기.
찜찜한건 걷어내고, 콜리니 이야기! 앤드 짤털이! 사실 아직도 분량이 적다는 느낌에 앓고있는 나지만(엄밀히 따져보면 정보도 좀 떤져주는 비중있는 주변인이지만-_-;;; 편수 내내 얼굴 비추던 멀린이랑 비교하면 뭐든 이런 기분이 들 테지ㅋㅋㅋㅋ) 깨알같은 장면들로 만족.
물론 담배피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헤비 스모커 설정이라지만 한장면밖에 안 나온 구름과자 장면. 물론 그런거 더 비춰줄 시간따위 없으니까-_ㅜ 후후. 이 첫 장면의 유들유들 가벼운 태도는 가히 손발이 오그라들게 귀여웠다ㅋㅋㅋㅋ 슬쩍 떤져보는 작업남의 포스ㅋ
피비의 걱정에 에이프릴네 아파트를 둘러보고 나와서도, 깨알같은 작업포스 *-_-* 시종 장난스럽고 가벼운 이미지라, 왠지 아는 여자한테 다 들이대고ㅋ 다닐 것 같은 캐릭터군! 하고 나도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는디...
이 눈망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짝사랑남 이었다...ㅎㄷㄷ 아서에 이어 또 짝사랑이냐!
피비가 패트릭 만나기로 해서 왔다는 말에 하는 반응이나 말들이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 짝남! 이러케 귀여운 녀석이 또 짝남이라니이이ㅠㅠ
역시 콜리니의 울망울망 눈빛연기는 심장에 좋지않타-,.-;;; 매우 애절하드아. 피비 걱정해서 말리는거도 포스가 압권...
생각해보면 지미는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 아니, 정확한 디테일은 아니더라도 맥락은 알고 있었겠지. 가벼운 척 하면서도 얇팍한 녀석만은 아닌 것 같은게... 양파같은 녀석 -w-
책을 읽어보진 않은 관계로 콜린이 이 지미라는 캐릭터를 얼마나 잘 옮겨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역시 개인적으로는, 멀린의 잔영 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 한 역을 비중있게 오래 한 배우면 이따금 그게 너무 겹쳐지는 경우도 있기 마련인데... 콜리니는 아니니까, 기특해 기특해!
짧은 만남(?)이라 아쉽지만, 다음 작품도 캐스팅되어 있으니 너무 섭섭해할 필요는 없겠지. 새로운 작품에서 보여줄 또다른 모습이 기대된다.